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올해 가을까지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당 통합론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막판 합당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일단 이번 주까지 국민의당의 당원 의견 수렴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의원총회 등을 통해 통합 찬성으로 가닥을 잡은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당원들이 허락을 안 해서 합당을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것으로 더 이상 진행이 안 될 것이고, 합당을 허락하면 논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통합 논의에 적극적이었던 주 권한대행이 합당의 공을 국민의당으로 넘기면서 관망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선 통합 논의를 6월로 예상되는 차기 지도부 선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조경태 의원은 21일 YNT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현재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는 정통성 부분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며 “당원들의 권리 행사, 의사를 통해서 통합 문제를 푸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원내대표 선출과 당 지도부 선출 등 절차적 과정을 끝내고 통합에 대한 결정을 하는 게 맞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전략적 판단을 해서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23일까지 당원 간담회
국민의당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안철수 대표는 21일 광주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합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호남 지역 당원들의 반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합당 분수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영남 지역 당원들은 합당에 찬성하고, 충청권 당원들은 신중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22일 서울, 23일 인천‧경기 지역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흡수 통합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한 안 대표가 당분간 중도실용 이미지 부각 등 정치적 입지를 다진 뒤에 합당 추진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합당이 추진되더라도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지분 정리와 재산 상태, 고용승계 등에 대한 협의도 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 통합은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18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때 당원 투표로 속전속결 결론을 냈는데 당원들이 상처를 입었다”며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당원 의견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달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궐선거 후엔 국민의당 당원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합당 방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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