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지시 등 혐의 두달간 보강수사
백운규 前장관과 함께 기소 검토
檢안팎 “원전수사 마무리될 것”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이 산업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및 경제성 평가 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최근 채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지시 혐의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2개월간 보강 수사를 해왔다.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을 상대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및 즉시 가동 중단을 산업부 공무원 등에게 지시한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전 비서관은 2018년 4월 2일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근무 중이던 김모 산업부 국장에게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산업부 장관까지 보고한 뒤 확정한 보고서를 받아보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문미옥 당시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은 “월성 1호기를 방문했더니 외벽에 철근이 드러나 있었다”며 청와대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모진에게 “월성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되느냐”고 물었다.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이 ‘월성 1호기’ 가동을 즉시 중단시키기 위해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을 압박하도록 산업부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전 비서관이 2년 이상 가동 연한이 남아있는 ‘월성 1호기’를 즉시 중단하도록 지시해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모회사인 한국전력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이 박모 당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에게 “월성 1호기를 당장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하라”며 계속 가동할 경우의 경제성 평가 수치를 낮추도록 지시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채 전 비서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조만간 채 전 비서관과 백 전 장관을 함께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 전 비서관과 백 전 장관이 기소되고 나면 6개월 가까이 진행되어 온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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