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하루만에 격리, 순식간에 32명 퍼졌다…함정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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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3일 13시 34분


<자료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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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확진자로 추정되는 해군 간부 A씨. 그는 20일 진해항에서 자신이 승조원으로 근무하는 해군 상륙함에 올랐다. 상륙함은 승조원 등 84명을 태우고 평택항으로 이동 중이었다.

A씨는 출항 이틀째인 21일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22일 평택항에 도착할 때까지 1인실에 격리됐다. 그가 격리실에 수용될 때까지 다른 승조원과 접촉한 시간은 단 하루였던 것.

A씨는 함정에서 내리자마자 평택항 인근 병원에서 진단검사를 받았고, 나머지 승조원 83명은 함정에서 내리지 않고 대기했다. 군 관계자는 “승조원 가운데 코로나19에 확진된 인원은 치료시설로, 나머지 인원은 부대 내 격리시설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A씨가 진단검사에서 확진자로 판명이 나자 나머지 승조원에 대한 집단검사가 실시됐고, 다음날인 23일 해군은 오전 10시 현재 모두 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전수조사 결과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4명을 제외한 나머지 48명이 음성으로 판명됐다.

결국 추가 확진자 31명은 A씨의 상륙함 탑승 후 격리 수용될 때까지 A씨와 접촉했던 인원으로 추정된다. 해군이 상륙함의 진해 출발·A씨에 대한 격리 시점을 공개하지 않아 단정할 순 없지만, 단 하루만에 30명이 넘는 ‘무더기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A씨의 부인과 자녀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선 “‘최초 감염자’는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2일 승조원 106명을 태우고 전남 목포기지에서 출항한 해군 호위함 B함도 ‘승조원 중 2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방역당국의 연락을 받고 긴급 회항했다. 그러나 B함 승조원들의 진단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군 당국이 전했다.

해군 함정은 밀폐·밀접·밀집된 이른바 ‘3밀 공간’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급속하게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지난해 초 미 해군에서도 구축함, 병원선, 항공모함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집단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4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호에서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대응과정에서 함장이 전격 경질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에 해군이 ‘3밀 공간’에서 일하는 승조원에 대한 방역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전국 평균 확진자는 640.6명. 주말 검사건수가 줄어드는 월요일(19일)과 화요일(20일) 이후 700명대로 진입한 후 확진자수가 계속 늘고 있다. 더구나 44일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1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400~500명 이상) 수준에 부합하는 상황이다.

해군은 함정에서 32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23일에야 부석종 참모총장 주관으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2주간 모든 함정과 부산·진해·평택·동해·목포·인천·제주·포항 등 주요 부대에 대해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을 잠정 중단하는 군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 조치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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