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을 걷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했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대를 사수하는데 성공할지 관심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백신 수급, 부동산 정책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민생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지지율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평가를 조사해 23일 발표한 결과,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p) 상승한 31%,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2%p 하락한 6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 동률을 기록한 지난 3월 3주차(37%)이후 Δ3월 4주차 34% Δ4월 1주차 32% Δ4월 3주차 30% 등 연속으로 취임 후 취저치를 경신했는데, 이번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최저 지지율 경신할 당시 흔들렸던 40대·호남·진보 등 핵심 지지층의 긍정평가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40대의 직무 긍정률과 부정률은 4월 1주차 처음으로 부정률(47%)이 긍정률(43%)을 앞선 데 이어 전주에는 긍정률(41%)과 부정률(53%)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긍정률(48%)이 부정률(44%)를 다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라에서도 긍정률이 3월 4주차(69%)를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 전주 49%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p 상승한 50%를 기록했다. 진보층의 긍정평가 역시 3월 4주차 66%를 찍은 뒤, 4월 1주차 55%, 4월 3주차 53%로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에 54%로 소폭 상승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4·7 재보선 참패 이후에도 핵심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수그러든 점이 집권 후반기 레임덕 위기에서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 임기 말 핵심지지층의 이탈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는 등 레임덕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동산 등 민생현안에 변수가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들은 ‘부동산 정책’(28%)을 가장 많이 지적했으며, ‘코로나19 대처 미흡’(17%) 지적도 전주에 비해 9%p나 늘었다.
특히, 백신 안전성 및 수급에 대한 불안은 정부가 11월 집단면역 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큰 이유는 상반기 주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혈전 논란에 따른 안정성 논란과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3차 접종(부스터샷)에 나서면서 백신 여분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23일 0시 기준 797명이 발생하는 등 꾸준히 확산세가 이어져 내주에는 800~900명대에 진입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선 5월 하순경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국민이 만족할 만한 백신 스와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지지율 역시 반등 혹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언급하며 “경제협력과 코로나 대응, 백신 협력 등 양국 간 현안에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하며 사실상 ‘백신 문제’를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아울러 부동산 문제도 남은 임기 지지율 향방을 가늠할 이슈로 꼽힌다. 청와대는 재보선 참패에도 일단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에서 규제 강화 대신 규제 완화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8%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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