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종인’에 대한 국민의힘 안팎의 시각이 엇갈린다. 당내에서는 1년 만에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된 만큼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당밖에서는 후보 중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새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는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쯤 열릴 예정이다.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인물들의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3선의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지난 23일 후보군 중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 외에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4선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 3선의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갑), 초선의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등은 공식 출마 선언만 남겨뒀다.
이밖에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인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으며,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이들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진 의원은 “누가 되더라도 당을 이끄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당원들과 국민들이 잘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당밖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귀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새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명기하고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태에 대해서는 “당시 집권당으로서 무거운 잘못이 있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돈·권력을 가진 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자와의 동행’을 당 전면에 내세웠고, ‘강경’ 이미지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았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는 데 김 전 위원장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보여준 일련의 언행이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퇴임하자 김 전 위원장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1일 “황교안 움직이기 시작하고, 탄핵은 무효라고 하고, 홍준표는 들어오라 하고, 중진들은 김종인과 말싸움하고, 젊은애는 이대남 잡겠다고 안티페미니즘 하고”라고 비판했다.
실제 당 일각에서는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김 전 위원장이 추진했던 쇄신의 배턴을 이어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 대표는 비대위원장 선출과 달리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선출되는 데다, 당원의 대부분이 영남 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소신을 갖고 쇄신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 외부에서 ‘초선 당 대표론’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정치학 교수는 “지금 당 대표로 거론되는 중진들은 모두 평가가 끝난 사람들”이라며 “국민의힘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보다는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인물들인데, 그렇다면 차라리 초선을 당 대표로 뽑는 게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학과 교수도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 누가 적임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아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초선 당 대표가 그나마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도 사퇴 후 인터뷰에서 초선 당 대표론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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