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 사면론에…"野, 혁신의 모습 없어"
"김종인 민심 읽는 데 탁월…맥 짚은 메시지"
김종인 재추대?…"이제 자기주도 학습해야"
국민의힘 잠룡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주말 제주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며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또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 대통령사면론, 탄핵불복론 등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민심이 주는 신호등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아사리판이라는 (김 전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특히 4·7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한 것을 두고 “민심을 읽고 미래로 갈 수 있는 혁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구적인 모습을 못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면 다시 민심에 버림을 받게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괴로워하는 민생과 국민의 분노지수가 가장 높은 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이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런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은 “민심을 읽는 데 탁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중도’ ‘약자와의 동행’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사과’ 등 “맥을 짚은 메시지”를 내놨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국민은 하루하루의 내 삶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의 삶을 어떻게 할 거냐. 민생과 우리가 키우는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과연 미래의 희망이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을 다시 국민의힘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언제까지 과외 선생이 과외를 해 줘야 하는가. 이제는 자기주도 학습을 해야한다”며 선을 그었다.
원 지사는 “김 전 위원장이 주말에 제주도에 오셨다”며 “(함께) 식사를 하며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심의 정확한 흐름과 그것을 담을 수 있는 어떤 인물과 세력이 국민의힘이 중심이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과연 그게 어떨지에 대해서 굉장히 괴로워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또 국민의힘을 향한 김 전 위원장의 쓴소리 역시 ‘애정이 담긴 얘기’라고 평가했다.
자신에게는 “백지상태에서 출발하는 거나 마찬가지니 원희룡 당신도 민심의 흐름을 크게 보고 정말 국가를 집권했을 때 무슨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서 어떻게 풀 건지 (고민하라)”고 말했다며 “정치의 핵심인 선거와 민심에 대해서 늘 누구보다도 깊이 생각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아무튼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해 원 지사는 “저희 당의 경선은 11월에 있다. 한 6개월 정도 남은 건데 사실 작은 일도 두 가지 일을 다 한다는 것은 어렵고 굉장히 특수하다”며 “그런 점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도지사는 새로운 사람에게 넘기겠다’ 이거를 명확히 해서 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라고 이날 설명했다.
다만 지사직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고민이 많고 의견들이 좀 갈린다”며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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