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차기 당대표 출마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의 ‘등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세를 크게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을 비롯해 조경태·홍문표·조해진·윤영석·김웅 의원 등이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추가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 전 의원의 인지도는 이들을 크게 앞선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지난 2월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로는 오세훈 당시 후보에 뒤졌지만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최종 1위로 본경선에 올랐다. 당시 예비경선은 당원투표 30%-전국민 여론조사 70%로 진행됐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당원 선거인단 70%-여론조사 30%로 치러진다.
당내 팬덤이 공고한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에는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5선의 주호영 권한대행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 권한대행은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 참패로 당이 가장 힘들 때 원내대표직을 맡은 주 권한대행에 대한 당원 지지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진 의원으로서 개혁과 혁신적인 이미지는 아니지만 당이 힘들 때 몸을 바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나 전 의원이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사태때 민주당에 맞서 ‘육탄방어’를 했던 것과도 결이 비슷하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3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수차례 “저는 그 때 당을 위해 헌신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2019년 원내대표 시절을 돌아보면서 “여기저기서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흔들릴 수 있어도 옳고 그름의 화살표가 바뀌지는 않는다”며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라고 적었다. 전당대회 출마 의지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나 전 의원과 주 권한대행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표를 나눠가지면 초선으로서 도전장을 내민 김웅 의원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원은 두 전·현직 중진 의원과는 달리 “당이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개혁과 혁신을 주장하고 나선 인물이다.
그는 최근 ‘더 좋은 세상에서’ 포럼에서 “경험과 경륜이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가치를 상쇄할 만한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중진 의원들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김웅 의원과 표를 나눠가질 후보가 아직은 안 나타나고 있는 반면 나 전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라며 “판세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주자가 많을수록 전당대회 흥행 가능성도 올라간다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