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향년 90세 일기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방문해 정 추기경의 선종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명동대성당에 도착해 염수정 추기경의 영접을 받은 뒤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정 추기경 옆에 나란히 서서 염 추기경의 안내에 따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기도를 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유연상 경호처장, 신지연 1부속비서관, 최상영 2부속비서관, 탁현민 의전비서관, 조경호 사회통합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등 참모진도 뒤에서 함께 정 추기경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추모 의식을 마치고 명동대성당 주교관 별관으로 이동해 염 추기경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유영민 비서실장과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등도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고,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께서 2월21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65일간 연명치료 없이 수액만 맞으며 잘 이겨내셨다”고 답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병문안을 자주 하지 못했지만 정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하셨다”며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천주교에서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전하고 정 추기경에 대해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며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 추기경은)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며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정 추기경님의 하늘나라에서의 간절한 기도가 꼭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고, 염 추기경은 어려운 가운데 이루어진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 추기경은 27일 오후 10시15분 입원 중이던 서울성모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2006년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에 서임됐다.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을 한 것은 2018년 1월 밀양 화재 피해자 합동분향소 방문, 2019년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빈소 방문, 2019년 12월 소방헬기 추락사고 합동영결식 참석, 올해 2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빈소 방문 등을 포함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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