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날짜가 21일로 확정됐다. 미국 백악관은 29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21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21일 문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환영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과 한국 간의 철통 같은 동맹 및 우리의 정부와 국민, 경제의 넓고도 깊은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을 넓히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1월 취임 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대면 회담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감안해 대면 정상회담을 꺼려온 바이든 대통령의 1, 2순위 회담 대상이 모두 아시아의 동맹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외교안보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핵심 동맹들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국은 4월 스가 총리의 백악관 방문에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 계획을 밝혔으나 최근까지도 날짜가 확정되지 않고 있었다. 최근 문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한 뉴욕타임스 인터뷰 등 미국을 불편하게 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한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참여 등 한미 현안에 대한 이견차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6월로 회담이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던 시점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날짜를 확정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쟁 국면에서 한국을 미국 쪽으로 더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한 셈이다.
날짜는 확정됐지만 의제와 협의 내용을 놓고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대북정책에 있어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는 다른, 톱다운 방식의 다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쿼드 활동 참여, 5G 협력 등을 통해 미국의 대중 정책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 관계 개선 및 한미일 3각 협력 강화 등도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외교안보 분야 외에도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확보는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이 전 세계 ‘백신의 무기고’가 되겠다”고 공언한 후 풀어낼 것으로 보이는 백신을 얼마나 빠른 시기에,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6월 초 반도체 등 4대 핵심 분야의 공급망에 대한 재검토 작업 시한을 앞두고 반도체 투자와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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