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홍영표·송영길·우원식(기호순)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되는 ‘강성 친문’ 당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밝혔다.
‘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 후보는 “당심은 민심”이라며 옹호한 반면, 송 후보는 “다른 걸 틀린 거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후보는 “의견은 받으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욕설, 지나친 비난 등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영표·우원식·송영길 후보는 이날 오전 KBS1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란히 출연해 민주당 당권주자 토론을 벌였다.
홍 후보는 “민심과 당심이 다르다, 강성이다, 이런 논리에 동의 안 한다”면서 “당원이 400만명이고 그 안에는 민심이 투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 민주적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강성 당원이다’ 이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분열시키는 프레임”이라며 “욕설이나 과도한 인신공격은 없어져야 하지만, 당원들 의사표현이 어떤 형태든, 활발하게 되는 게 당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송영길 후보는 “다른 걸 틀린 거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성 당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내 의견이 중요하면 남의 의견도 중요하다. 그렇게 만들어가야 다가올 대선 갈등을 원팀 민주당으로 해결 가능하다”면서 “지금 이재명 대 반 이재명 진영 간 치열한 상호 논쟁·비판이 있는 거 아닌가. 이게 중요한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우 후보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 후보는 “저도 강성지지자로부터나 이견이 있는 분들에게 문자폭탄을 많이 받는다. 문자폭탄은 의견이기 때문에 받으면 되는 일”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욕설, 지나친 비난 등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당 안에서 횡행하면 당내 분열을 야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표현은 자제해야 하고, 자기 의견 표출은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강성 당원에 휘둘리는 당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쇄신 목소리가 높다.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당내 쇄신파를 구성해 차기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은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재집권의 꿈은 멀어져 간다”, “2000명 되는 강성지지층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권리당원 70만명의 목소리가 다 묻힌다. 과연 대표성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에 ‘친문’으로 불리는 윤건영·김용민 의원 등이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고 문자폭탄을 옹호하면서 당내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친문’과 ‘쇄신파’ 간 갈등 양상은 다음 달 2일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가 해결할 중요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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