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전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안 대표와 지난 28일 만나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다.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확인된 당내 기류도 ‘속도전은 안 된다’는 쪽에 가까웠다. 후보들은 입모아 “섣부르게 통합하면 설익은 밥을 먹고 자칫 배탈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통합·합당의 길은 가야 하지만, 무조건 통합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유의동 의원은 “지금의 (합당) 접근 방식은 틀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내) 토양이 잘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합당하면 우리가 중심에 서지 못할 수 있다. 그럼 누구를 위한 합당이고 통합인가”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차원에서는 통합에 찬성한다”면서도 “당원협의회 위원장 배분 문제,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 등 굉장히 타협이 어려운 사안들이 있다. 우선 실무적 논의를 진행하고 결과를 보면서 시기를 조율하면 되지 않겠나”고 언급했다.
여기에 안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합당의 마지노선을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3월’ 전까지로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 역시 ‘시한을 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므로 양당 통합의 시기적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전날(29일)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됐다. 비대위원들은 주 전임 권한대행을 향해 ‘절차를 무시하고 합당을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전까지는 현재 비대위가 당 지도부이고, 비대위가 ‘친(親) 김종인’ 성향을 지닌 데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나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줄곧 부정적인 만큼 논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합당은 저쪽(국민의당)에서 먼저 띄운 것”이라며 “급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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