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 지도부 재편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집권 여당의 시계는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향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빅3’를 비롯해 출마를 저울질하는 잠재적 후보군들도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 등 사실상 대선의 시간이 도래했다는 관측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일)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에 송영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내년 대선까지 당을 책임질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갖춰졌다.
송 신임 당대표는 전날 수락 연설을 통해 대선까지 남은 311일의 대장정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열정, 헌신, 지혜를 가진 모든 분을 하나로 모아 원팀을 만들겠다.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우리 함께 제4기 민주 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제 본격적인 대선 후보 옥석 가리기가 남았다. 민주당 현행 당헌엔 ‘대선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대선은 내년 3월9일로 9월 초까지는 후보를 내야 하기에 6월부터는 경선 일정에 돌입해야 한다.
이에 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분주히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본격적인 대선 일정에 돌입할 채비를 마쳤다.
여권 지지율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달 중 세 불리기에 나선다. 현재 지사 신분인 이 지사가 직접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포럼과 정책 연구 모임 등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내 발족 예정인 포럼만 ‘성장과 공정’(성공포럼), ‘민주평화광장’ 등 두 개로, 이재명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이 지사의 기본시리즈, 민생개혁 등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여권 지지율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4·7 재보선 참패 후 전국 민생 현장을 돌며 국민의 쓴소리를 듣는 잠행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한 달여 기간을 지지세 회복을 위한 정교한 공약과 정책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그는 잠행 끝 오는 8일과 9일 공식 석상에 다시 얼굴을 드러내 ‘신복지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는다.
빅3 중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정세균 전 총리 역시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는 예상이다.
그는 최근 주로 경제 일정을 소화하며 ‘경제전문가’라는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이 지사와 연일 방송 등으로 ‘설전’을 벌이는 등 자신만의 색깔 내기, 차별화 등에 여념이 없다.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 등 제3세력으로 꼽히는 이들의 발걸음 역시 빨라진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혀 온 박 의원은 오는 9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고, 김 의원 역시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 이 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의 등판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정권 재창출이란 궁극적인 과제를 함께 풀게 된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는 가장 먼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친문 쪽은 ‘모든 후보가 동의하면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지율 선두인 이 지사 측은 ‘시간을 벌어 친문 후보를 키우려는 시도’라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 원내대표를 비롯,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대부분 친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선 경선 연기론은 곧 수면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전날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순 없다”고 했지만 “후보자들을 다 만나고 최고위원과 지도부 의견을 수렴해 잘 논의하겠다. 모든 기준은 3월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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