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년전 북중 정상회담을 상기하며 양국 간 친선관계를 강조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을 향해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하며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과는 상반된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북한 대외용 월간지 ‘조선’은 5월호에 ‘조중수뇌(북중정상)분들의 중국 다롄시에서의 역사적인 상봉 3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기념 편집 화보를 4면을 할애해 실었다.
매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3월에 이어 5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으며 두 정상이 “친선협조 관계를 보다 훌륭하게 추동할 데 대하여서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문제들의 해결방도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총비서의 중국 방문은 “국제사회에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 강화 발전시키려는 두 나라 정부와 인민의 확고한 지향과 의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행보와 맞물려 평가된다. 북한 외무성 임천일 러시아 담당 부상은 지난달 25일 북러 정상회담 2주년을 맞이해 “두 나라 간 친선관계는 높은 단계에서 강화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한미와의 대화 단절을 선언한 가운데, 우방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3주년 관련 평가는 일절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이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아 북한에 대화 시작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일 잇달아 3건의 담화를 발표하며 한미를 향해 날을 세웠다. 외무성은 윤곽이 드러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탈북 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문제삼아 남한에 상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재개 구상이 요원해진 가운데, 북미는 서로에게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외교전을 진행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담화 발표 하루 만인 지난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일, 수개월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볼 것”이라며 ‘공’을 넘겼다. 하지만 북한도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꽉 막힌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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