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두고 호남 민심 잡기
宋 “남편 술먹다 죽고 부인은 바람”
기러기 가족 비하 논란에 사과
여야 지도부가 7일 나란히 광주를 찾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의 텃밭으로 꼽히던 호남의 민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수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유능한 개혁”을 다짐했고,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행을 택한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호남 없이는 국민의힘도 없다”고 했다.
송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이날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뒤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송 대표는 “광주는 항상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였다”며 “광주 정신을 계승해 민주당을 발전시켜 나가고 제4기 민주정부 수립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방명록에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고 적었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대동고를 졸업한 송 대표는 “(1980년) 5월 당시 대동고 3학년이었다. 여러 가지로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고등학교 친구인 전영진 열사의 묘에도 참배했다.
영남 출신인 김 권한대행도 광주를 방문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계속된 ‘호남 민심 껴안기’ 행보를 이어갔다.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김 권한대행은 방명록에 “오월 민주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적었다. 여야 지도부는 참배 시간이 엇갈려 마주치지는 않았다. 참배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혔던 김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같은 동지로서 고통과 아픔을 다시 한번 현장에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후속 일정으로 전남 무안에서 열린 전남도당 개소식에 참석한 김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이) 친(親)호남을 떠나 핵(核)호남이 돼야 한다”며 “호남이 우리의 (중심) 핵이 되어야 한다는 의지로 끌고 나가야 진정성 있게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 대표는 광주 최고위가 끝난 뒤 전남 나주의 한전공대 부지 방문 자리에서 “혼자 사는 남편이 술 먹다가 혼자 돌아가신 분도 있고, 또 여자는 바람나서 가정이 깨진 곳도 있다”며 “완전히 ‘기러기 가족’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니 미국 가서 영어 배우지 말고 미국 같은 환경을 여기 한국에 만들자”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왜 굳이 이른바 ‘기러기 가족’을 폄훼하는 표현을 해야 하나”라며 “송 대표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송 대표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