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국민과 함께 정치의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시대를 교체하는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지난 10년 동안 낡고 무기력한 정치로 청년 세대가 실망하고 분노하게 만든 책임이 있는 인물과 세력은 새 시대를 이끌 수 없다”며 “낡은 정치의 틀을 부수고 대한민국 정치혁명을 시작하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회 잔디광장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장소다.
박 의원은 “젊은 대통령 후보 박용진을 앞장세운 민주당은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이후 두 번째 정치혁명을, 노무현 돌풍 이후 두 번째 한국정치의 대파란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행복국가’를 제시하고 “평범한 사람들,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불공정과 불평등에 맞서 돈 없고 힘없고 ‘빽’ 없는 평범한 국민들이 당당하게 어깨 펴고 살아갈 수 있는 행복국가를 만드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행복국가를 향한 용기 있는 도전을 박용진이 시작하겠다. 저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민주당의 이름으로, 당원 동지들과 함께, 국민의 힘으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박용진은 그런 일을 해왔다”라며 “한유총이라는 기득권 세력에 맞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켰고, 재벌총수의 불법과 반칙에 맞서 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망설임 없이 싸웠으며, 거대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국민 안전을 위해 자동차 제작결함 문제를 방관하지 않고 5년간의 끈질긴 문제제기로 리콜과 무상수리 조치를 얻어냈다. 불공정한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내 대선주자들을 겨냥해선 “뻔한 인물, 뻔한 구도로는 뻔한 패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낡은 인물, 낡은 가치로는 새로운 시대를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 선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초청된 인원만 참석했으며 민주당에서 박완주 정책위의장,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김영호 당대표 비서실장, 안규백·우상호·위성곤·허영·기동민·김병기 의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전현직 의원 30여명과 싱크탱크(두뇌집단) 연구소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박 의원이 1997년 국민승리21과 이후 민주노동당 등에서 함께 활동했던 진보정당 원로 권영길 전 의원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박 의원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사회 변화와 개혁의 초원을 질주하는 선봉장이 되겠다’ ‘박용진을 선택해달라, 국민과 함께 대통령 선거 승리를 만들겠다’는 대목을 연설할 때 환호성을 지르며 열띤 분위기를 보여줬다. 박 의원을 앞에 두고 의원들은 ‘파이팅’‘박용진’‘대통령’ 등을 연호하며 현수막에 응원 메시지를 적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박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Δ복지국가에서 한발 더 나아간 행복국가 설계 Δ청년 전월세 지원 등 국민 주거권 보장 마련 Δ연수익 7% 이상의 국민행복적립계좌 마련 Δ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 조성해 국부관리 및 국민연금 개혁 Δ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군인연금 도입 Δ복지행정통합플랫폼 구축 Δ대기업 중심 시장독점제·관료 도장규제 및 주류사업자 진입장벽 규제 혁파 등을 약속했다.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다른 대선 주자들을 향해 ‘각오가 섰으면 말을 해야 한다’며 조속한 출마 선언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마음속에 각오가 섰으면 말씀을 하시고 머릿속에 정책이 세워졌으면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검증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그럴싸한 이벤트와 애매한 말투로 자신의 정체성을 감출 것인가. 그런 정치가 대한민국을 20년간 불행하게 만들었다”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나서서 국민들이 만들어 놓은 심판대 위에 올라와라. 저는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용진과 윤석열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박용진과 이재명 지사가 치열하게 정책 대립을 만들어나가고 논쟁을 만들어나가는 게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보여드려야 할 자세”라며 “간 보지 말고 빨리들 나와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지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당 지도부가 현명하게 논의해서 지도부 중심으로 결정하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박용진은 어느 날 어느 때 경선이 치러져야 유리한지 주판을 튕기지 않는다. (경선 연기든 아니든 상관없이) 정해진 대로 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그다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면이 된다고 해서 사회 통합이 이뤄질 것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며, 법의 원칙을 잘 세우고 본인도 이런 문제를 홀가분하게 털고 나서야 제대로 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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