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초반전은 중진들과 초선·청년 후보자들 간의 대결 구도로 시작됐다. 출마의 명분은 모두 내년 대선 승리를 내세웠지만 “당 안팎의 대선 주자들을 조율하고 노련하게 대선을 치러낼 경륜의 리더십”과 “당이 달라졌다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 줄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란 상반된 주장이 충돌했다.
● 물고 물리는 정치 선후배 각축전
국민의힘 5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끊임없는 열정과 혁신으로 3개월 내로 당 지지율을 10% 이상 올리겠다”며 출마 선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옮긴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민낯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대선 승리를 공언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을 만나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김웅 의원과 나는 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50대 초반 5선, 50대 초반 초선 중 누굴 선택하나. 저만큼 젊은 정치인이 어딨냐”고 반문했다. 이어 “얼마전 당직자 폭행 사건 때 가해자 징계를 요구한 건 저 한 명 뿐이었다. (김 의원 등) 초선들이 징계 요구를 했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5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은 CBS 라디오에 자신을 비판하는 초선, 청년 후보들을 겨냥해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선이라는 큰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채 포부만 갖고 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국민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당 대표 출마를 개인의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출마를 준비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주호영 선배께서는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습니까”라며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서울 노원에서 연거푸 낙선한 점을 내세우며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에서 5선을 한 주 의원을 비꼰 것이다.
● 홍준표 복당 놓고 초선 vs 중진 갈등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도 연일 초선과 중진 당권 주자들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남북통일도 국민통합도 하자는 정당이다.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복당에 찬성했다. 조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문재인 정권에 부합하면 누구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웅 의원은 “선거철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라며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했고, 출마 의사를 굳힌 초선 김은혜 의원도 홍 의원의 복당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억울하게 쫓겨나 1년 2개월을 풍찬노숙했다”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께서 복당 청문회장이라도 마련해주면 당당히 나가 그간의 일부 오해를 설명할 용의도 있다”며 복당 심사를 촉구했다. 이어 “일부 극소수의 반대가 있다고 해서 정당 가입의 자유를 막는 것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30일 호남을 시작으로 5개 권역 합동연설회를 연 뒤 11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