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14일까지 보내달라” 요청… 14일 與지도부와 회동서 논의할듯
송부 재요청뒤 지명 철회한 적 없어… 이르면 15일 임명 밀어붙일 수도
여야, 총리-장관 인선 이견 못좁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까지 보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국회가 14일까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15일 0시부터 이들을 임명할 수 있어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여당 신임 지도부와 만나 후보자들 거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20분경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14일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해 국회가 애초 송부 시한인 10일까지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내지 않은 데 따라 송부를 다시 요청한 것. 문 대통령 임기 4년간 송부를 재요청한 뒤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르면 15일 임명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9년 12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 당시 이틀 시한을 더 준 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바로 다음 날 임명을 강행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3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세 장관 후보자 거취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를 연계시키고 있어 일단 14일까지 여야 협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을 떠안게 된 민주당은 김 총리 후보자 인준안과 세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서라도 총리 인선을 먼저 처리하자고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을 겪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책임지는 총리 자리를 하루도 비워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세 장관 후보자와 총리 인준을 한꺼번에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직전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대선 스케줄 때문에 사퇴했고, 대통령은 이를 용인했다. 국무총리 공백은 전적으로 여당의 책임”이라며 “여당이나 정부 측이 원하는 것만으로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건 협치 정신과 어긋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청문보고서 재요청은 남은 1년도 눈과 귀를 막고 가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임, 박 후보자의 경우 임명을 강행하면 정권과 여당의 오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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