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선 연기 수용 불가”에… 유인태, 노무현 지지율 하락 예 들며
“일찍 뽑으면 곤란… 李, 대범해져야”… 이해찬, 송영길에 “관리 잘해야”
사실상 ‘연기 안된다’는 뜻 전달
여권의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여당 원로들까지 가세하면서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를 계파적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라며 “(200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우리가 노무현 후보를 일찍 뽑았다가 지지율이 빠지고 정몽준 후보에게 많은 당 소속 의원들이 탈당해서 곤욕을 치렀다. 연기론도 그런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당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대범하게 나가면 지지율이 좀 많이 올라갈 것 같다”며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성을 쌓을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전날(12일) 경선 연기론에 대해 “원칙대로 하면 제일 조용하고 합당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유 전 총장은 이 지사의 결단을 촉구한 것. 여권 관계자는 “평소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온 유 전 총장이 꺼낸 말이라서 이 지사 측도 무작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친문 의원들 역시 경선 연기 주장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의 룰은 기존대로 하는 게 맞다”면서도 “헌법도 고칠 수 있는데, 대선 후보들과 당원들이 합심하면 (룰을) 못 고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 지사의 반대 때문에 후보 간 합심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선 연기의 목적지는 (모두) 같다.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라고 했다. 친문 성향 강병원 최고위원 역시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 당사자들이 이야기할 문제”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 친문 의원은 “경선 연기가 대선 승리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했다.
반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당 지도부와 당 상임고문단 간 면담에서 송영길 대표에게 “대선 후보 경선 관리를 잘해서 성과를 잘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 지사 돕기에 나선 이 전 대표가 사실상 경선 연기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현직일 때부터 강조한 것이 ‘시스템에 의한 공천’이었다. 대선 경선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지 않으려면 이 시스템을 잘 지켜야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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