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양상이다. 경선 관리 권한을 쥔 송영길 대표가 “경선 룰은 이미 정해져있다”며 연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데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도 연기론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선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19일 KBS라디오에서 경선 연기론에 대해 “주자들 의견을 듣되 당 지도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초 김 의원은 “양당 후보 선출을 비슷한 시기에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비슷한 11월 경으로 후보 선출 시점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결국 한 발 물러선 것.
전날(18일) 송 대표는 대선 경선에 대해 “우리 당헌·당규상 경선 룰이 이미 정해져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3일 취임한 송 대표는 그간 경선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처음으로 연기가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현재의 당헌·당규대로라면 민주당은 내년 3월 대선 180일 전인 9월에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도 경선을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이달 15,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래대로 9월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응답이 65.1%로,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15.5%)보다 많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일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된 경선 연기론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다른 주자들도 “선수에게 시합 규칙을 물어보면 안된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경선 연기론이 힘을 잃어가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세부적인 경선 시점과 규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이달 중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선기획단도 6월로 미뤄진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부동산, 백신 등의 현안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다음달부터 대선기획단 인선과 순회 경선 일정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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