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관리형 당대표’라는 한계와 대선 결과에 따라 임기가 변동적일 수밖에 없어 관심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막상 후보 등록이 임박해지자 앞다퉈 경쟁에 뛰어든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범야권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당대표 역할과 최근 상승하고 있는 당 지지율, 당대표 자체에 대한 이점 등을 치열한 경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20일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0명이다. 이날 오전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오후에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이에 따라 5선 주호영·조경태, 4선 홍문표, 3선 윤영석·조해진. 초선 김웅·김은혜 등 원내 인사 7명과 나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 신상진 전 의원 등 원외인사 3명으로 후보가 늘었다.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2019년 황교안·오세훈·김진태, 2017년 홍준표·원유철·신상진 등 3인이 경선을 치른 것과 비교하면 후보가 3배 이상 늘었다. 후보가 늘어남에 따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5명의 최종 경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예비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난립’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당대표 후보가 많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대표가 대통령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후보가 결정되면 당이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당대표 임기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에 의해 당대표가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차기 당대표 임기는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많은 도전의 이유로 대선을 꼽힌다. 차기 대선 과정에서 영향력이 줄어들고 임기도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를 받지만, 현재 범야권 대권주자가 명확하지 않아 제1야당의 대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시선도 있지만, 정권창출에 성공하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 밖의 인사가 범야권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당대표가 조율 등 역할을 잘 수행할 경우 향후 영향력은 커질 수 있다는 게 최 교수 설명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윤 전 총장, 안 대표, 홍준표 의원 등 당 밖에 있는 주자들의 지지율이 높다”며 “이들의 영입, 당내 정리 등 당대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이들과 함께 대선을 잘 치러내면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대표’라는 직함 자체가 주는 무게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대표는 당의 얼굴”이라며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이력”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 역시 ‘당대표’ 경력을 갖는 것은 정치인에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지지율 상승세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탄핵 이후 낮은 지지율로 인해 당대표의 존재감과 역할이 미비했지만, 재보선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당대표의 입지는 과거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최고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당에 힘이 생겼다.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며 “당대표의 힘도 커졌다”고 말했다. 원외 인사, 초선 의원들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는 배경에도 지난 재보선 이후 중도층, 2030 청년 세대의 지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기를 다 채운다면 차기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차기 당대표의 매력으로 꼽힌다. 최 교수와 이 평론가는 “지방선거 공천을 통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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