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각 군 총장을 비롯해 군단장·함대사령관 등 주요 지휘관을 화상으로 소집했다. 앞서 7일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장병 급식 등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한지 13일 만에 또 다시 각 군 지휘관을 불러 모은 것이다. 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격리장병의 생활여건 보장을 위한 구체적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논란이 계속되는 부실급식 문제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자리”라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군 수뇌부의 사과와 후속대책 발표 이후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실급식 제보가 속출하고, ‘정량·균형배식’ 지시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서 장관이 ‘군기잡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군 소식통은 “서 장관이 예하부대를 찾아 급식 실태를 점검하는 등 각별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질책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에도 군내 부조리 등을 제보하는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부실급식 폭로가 잇따랐다. 한 제보자는 전날(19일) 11사단 예하부대 병사들이 “밥과 국, 삼치조림 한 조각, 방울토마토 7개를 점심 배식으로 받았다”며 “1식 3찬은 지켰지만 살면서 못 먹어서 서러워 본적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추김치는 재활용했는지 쉰내가 나서 받지 않았다. 삼치조림 두 조각을 받았다가 한 개가 정량이라고 해서 다시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국군지휘통신사령부의 예하부대에서도 최근 반찬과 국 없는 식사가 나왔으며 시리얼도 부족하게 배식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부대는 급식 체계의 문제점 등을 조사 후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늑장 대처만 되풀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선 부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병사 급식예산(1인당 일 8790원)이 근본 문제인데 상부에서 닦달만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병사의 급식의 질을 군 지휘부가 있는 국방부 청사(서울 용산구)내 식당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역과 군무원이 자비로 이용하는 국방부 청사 식당은 아침·저녁은 4000원, 점심은 5000원의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자율배식 형태로 제공한다. 군 관계자는 “병사의 급식예산을 현실화하는 동시에 예산이 급식 질 제고에 온전히 쓰일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만 부실급식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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