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이 있었던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가 넘어서까지 빡빡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미 상무부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한미 정부와 주요 기업인들이 모여 경제·통상 분야 동맹 강화와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 사이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는 물론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포함해 전 업종에 걸쳐 교류와 협력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한 문 대통령은 “부통령님은 그동안 민주주의와 여성, 유색인종, 저소득층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해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당시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인상깊게 보았다.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유리천장을 앞장서서 극복해온 부통령님에 대한 애정과 지지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역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해리스 부통령은 소리내 웃으며 호응하기도 했다.
오후 1시에는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명예훈장 서훈식에 참석했다. 외국 정상이 명예훈장 서훈식에 참석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명예훈장을 받은 한국전 참전용사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영웅들의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고 퍼켓 대령과도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퍼켓 대령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때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포즈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퍼켓 대령은 문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려 감사 인사를 표했다.
이후 2시부터 곧바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안보 분야 참모들이 배석하는 소인수회담, 의제 전체를 논의하는 확대회담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진행했다. 특히 양 정상의 단독회담은 예정됐던 20분을 훨씬 넘어 37분이 소요됐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대북 정책과 백신 및 코로나19 사태 공조 방안, 기후변화 대응, 반도체·배터리 분야 경제 협력 등 다양한 의제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단독회담(37분)과 소인수회담(57분), 확대회담(77분) 등으로 모두 171분 동안 3시간 가까이 회담을 가지며 예정시간을 넘겼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도 예정보다 한 시간 늦춰진 오후 6시에야 열렸다.
문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한미간 협력과 관련,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민간 우주탐사, 6G,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마지막 일정으로 오후 7시 넘어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현충일 추념사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기념사 등 두 차례에 걸쳐 2022년까지 추모의 벽을 완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이번 착공식을 통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은 착공식 행사에서 “추모의 벽에는 4만3764명의 한국전 전사자 이름을 새길 것”이라며 “용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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