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직접 대면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다.
두 정상은 첫 만남부터 오랫동안 알아왔던 것처럼 호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낮 12시50분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환한 웃음을 보이며 따뜻하게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부부에게 “반갑다.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좋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이어진 명예훈장 서훈식에서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문 대통령을 향해 “이 자리에 대통령님을 모시게 돼서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큰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화답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후 2시5분부터 진행된 정상회담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당초 계획(오후 2시)보다 5분 늦게 시작된 단독회담은 예정됐던 15분을 훌쩍 넘긴 37분간 진행됐다. 25분간으로 계획됐던 소인수 회담도 57분간 이뤄졌다.
이로 인해 결국 오후 3시15분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확대회담은 40분이나 늦어진 오후 3시55분부터 개최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과 나, 그리고 또 우리 양측은 오늘 공통의 의제를 가지고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개인적으로 단독 회담을 했을 때 너무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를 갖고 오래 논의했기 때문에 제 스태프가 계속 메모를 보내면서 ‘너무 오랜 시간을 대화하고 있다’라는 메모도 받은 바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이 순연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기자회견 역시 늦게 열렸다. 때문에 애초 이날 두 사람이 함께 하기로 했던 시간은 ‘4시간45분’에서 ‘6시간40분’ 가량으로 확 늘어났다.
문 대통령도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나는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수여식부터 단독회담, 확대회담까지 여러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오랜 친구처럼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라고 했다.
두 사람의 ‘케미’는 비슷한 발언 실수를 한 것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통신기술 협력과 관련해 설명하면서 ‘5G’를 ‘G5’로 잘못 읽었다. 이를 인식한 바이든 대통령은 ‘G5는 다른 조직이다. 실수“라고 인정해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바다가 됐다.
문 대통령도 과거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4월 통신비 절감 공약을 발표하면서 통상적으로 읽는 ’차세대 5G(파이브지)‘를 ’차세대 오지‘라고 읽은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 영웅‘인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서도 동석한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총리(Prime Minister)가 이 수여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한 차례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휴전 합의를 환영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대통령‘(President)으로 부르는 등 종종 외국 정상을 언급하며 호칭 실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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