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바보 노무현’ 처럼 국민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23일 12시 22분


12주기 추도사 "양극화와 이념·세대·성별갈등 커져"
"깊은 불신·갈등…분노자들 더 사랑 못한 정치 탓"
"盧대통령께 부끄러워…통합의 희망 놓지 않겠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23일 “대통령 열망과 달리 오늘 대한민국의 불신과 갈등은 어느 때보다 깊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12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대통령의 우직한 도전 덕에 이 나라 민주주의가 여기서 이만큼 와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린 대통령에게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은 차이를 부풀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우리와 너희를 나누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더불어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세대와 성별간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열거했다.

이어 “대통령님은 ‘관심을 보이면 안보이는 것도 보이고 사랑하면 그때부터 보이는 것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더 부끄럽다”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사람에게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한 우리 모습 탓이다. 분노하는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지 못한 정치때문”이라면서 거듭 자세를 낮췄다.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 살아 생전에 좋아하던 말씀은 우공이산(愚公移山), 사람들이 ‘바보정신’이라 불렀던 바로 그 정신”이라며 “대통령이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매진한 일들은 지역주의를 넘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님의 최고위원 시절 한 말씀이 떠오른다. 그때 당신께선 우리가 힘들고 주저하면 늘 말했다. ‘뭘 그리 망설이나 팍팍 질러라’고 호통쳐주다”며 “상식과 정의, 국민의 희망이 되는 정치를 위해 용기있게 말하고 행동하란 채찍질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야할 길은 멀고 힘들다. 하지만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 가슴 속 희망의 씨앗을 심는 정치가 되도록 우리 모두 항상 깨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총리는 “벌써 12번째 봄이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모든 국민들의 희망으로 이제 피어나고 있다.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노 최고위원님 정말 보고싶다”고 했다.

[서울·김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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