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체조사서 “민주당 이미지는 위선-내로남불-무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시민 포커스그룹인터뷰 결과

청년기자단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 카페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 청년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청년기자단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 카페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 청년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더불어민주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민주당이 1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시민들에게 던진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위선적’ ‘내로남불’ ‘무능력’ 등이었다. 이를 이미지로 표현했을 땐 ‘독단적이고 말만 잘하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무능한 40, 50대 남성’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권위적이고 고집불통인 50∼70대 남성’을 떠올리면서도 ‘리빌딩’ ‘불도저’를 연상하며 부동산과 민생경제에선 민주당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이 지난달 12∼15일 18∼6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량조사와 19∼54세 성인남녀 2∼8명씩으로 구성된 8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성조사를 합친 포커스그룹인터뷰(FGI) 조사 결과다. 당이 공식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해 4·15총선 당시 ‘촛불’ ‘등대’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1년 사이 급반전되면서 민주당 내부도 참담해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은 2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보궐 이후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소개했다. 이달 민주당 서울시당에서도 약 20쪽 분량의 FGI 보고서를 통해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등을 패인으로 진단한 적이 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생성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김상조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 임대료 인상 문제가 결정타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러는 동안 야당 측에서는 오세훈,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를 끌고 가며 젊은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 찾은 정세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5일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연수구 사옥을 찾아 회사 측의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삼성바이오 찾은 정세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5일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연수구 사옥을 찾아 회사 측의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응답자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친 주요 이슈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및 대응(8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부동산정책(84.5%), 여권 인사 부동산 관련 논란(80.8%) 등을 지목했다.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었다는 응답과, ‘조국 사태’ 등 여권 인사의 도덕성 논란을 지적한 응답도 각각 77.1%, 72.5%에 달했다.

그 결과 민주당의 부정적 이미지도 국민의힘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는 민주당 하면 성추행과 성추문, 거짓말, 부동산정책 실패 등을 떠올리게 됐다.

부동산과 민생경제 분야에서 국민의힘 손을 들어준 점도 민주당에 뼈아픈 부분이다. 응답자들은 민생경제와 부동산 분야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비해 정책적으로 더 잘할 것 같다며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또 보고서는 향후 민주당의 과제로는 부정적 사건을 수습하고 대처하는 책임 있는 마무리와 ‘제 식구 감싸기’ 근절 등 내부개혁, 부동산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의원들이 귀 담아 듣고 변하는 게 중요하지 매번 조사만 하면 뭐하느냐”며 “서울시당 조사 결과와도 별 차이 없고 왜 욕먹는지 뻔히 다 아는데 정작 선거 한 달이 지나도록 바뀐 게 없다”고 토로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내로남불#fgi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