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후보를 제외한 네 명의 중진 후보간 단일화 전략이 회자됐으나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중진 후보 간 단일화에서 누가 ‘중도사퇴’하느냐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이는 지난 28일 본경선 후보자 5명이 발표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는 열세가 예상됐던 당원 득표율에서 2위 나경원 후보를 1%P(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일반인 상대 여론조사 득표율에서는 이 후보가 25%P 차이로 여유있게 앞서며 ‘대세’를 입증했다.
당원 20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지만 이 후보가 1위를 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당심 70%가 반영되는 본경선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이준석 대표’의 현실 가능성을 크게 보자 자연스럽게 중진 그룹간 단일화설이 흘러나왔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했다.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문표 후보도 “표가 모자라서 하는 단일화는 하나의 전략적 음모”라고, 조경태 후보도 “추측보다 억측이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의 말대로 중진 후보 간 단일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30대 당 대표 선출을 막는 꼴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준석’으로 대변되는 당 쇄신에 대한 요구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카드가 후보 중 한 명의 ‘자진사퇴’다. 특정 후보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원내에서 실제 이 같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될 경우 국회의원 등 후보를 대상으로 기초자격시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3년후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다음을 생각하는 현역 의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공약인 셈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인데 원내나 사무처 등 기득권을 가졌다면 달가워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누군가 총대를 메고 후보사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정치학자는 “신진 그룹에서 이준석 후보만 남았고 지지율도 가장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중진들이 단일화에 나설 명분은 전혀 없다”며 “만약 단일화에 나선다면 상당한 역풍을 맞을게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중진 간 어떤 식의 단일화든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단일화에 있어서 1+1이 1.5가 나오는 꼴도 보지 못했다”며 “저는 지금 만약 저를 상대로 다른 후보들이 어떤 전략전술을 구사한다고 하면 누가 봐도 인위적인 행동이어서 기대하는 만큼의 조건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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