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꼴 역겹다”…北 ‘평론가’까지 문 대통령에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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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31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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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문제평론가의 명의를 사용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역겹다” “설레발”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올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해 문 대통령을 겨냥한 냉랭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 제목의 글 게재했다. 최근 한미정상회담 이후의 첫 반응이다.

한미 양국이 미사일 지침을 종료하기로 합의한 것를 두고 “고의적인 적대행위”라고 거세게 반발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은 겨냥해 직접적으로 비난을 가했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이 기회에 ‘기쁜 마음으로 미싸일지침종료사실을 전한다’ 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당국자의 행동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을 저질러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비난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당시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우리 대통령을 향해 ‘설레발’ ‘스스로 머리를 들이 밀었다’ ‘역겹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 고위 당국자도 아니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평론가가 직접적으로 우리 대통령을 저격한 일은 흔하지 않은 사례다.

정부 차원에서도 김명철 논평원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은 아직 진행 중이다. 북한 외각 기관인 조미평화센터 소장 김명철이 종종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지만, 이와 동명이인인지 동일인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북한 고위당국자들이 문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인 비난을 가한 적이 다수 있었다. 특히 대남 및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입을 통해서다.

김 부부장은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지난 3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회담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5.22/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회담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5.22/뉴스1
또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뻔뻔스러움’·자가당착‘·’철면피함‘·’경악‘ 등 거친 표현을 서슴치 않고 퍼부었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에는 문 대통령의 6·15 연설을 두고 “역스럽다” 뻔뻔한궤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의 고위 당국자를 비롯해 논평원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며, 우리 정부의 불쾌감을 자극하는 이유는 사실상 북한이 남북관계 보다는 북미관계에 더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짧지만 강한 비난 구절은 북한이 남북대화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대응에 우선 순위가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 노딜 회담)이후 교착된 북미협상으로 인해 쌓인 불만을 문 정부에 그대로 표출하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남북 대화나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개인명의의 논평은 사실상 한미정상회담의 전체 내용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는 점,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북한 측이 대남·대미 관계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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