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떨어지면 ‘저 당 구제불능’ 비난, 되면 ‘진짜 구제불능’”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31일 14시 47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는 만큼 국민의힘 당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 진중권 “이준석을 어찌할꼬…떨어지면 ‘역시 저당은’ 비난, 되면 국민의힘 진짜 구제불능”
진 전 교수는 31일 대구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국민의힘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이준석이 낙선하면 ‘역시 저 당은 구제 불능’이라는 얘기를 들을 것이고, 당 대표가 되면 정말로 국민의힘은 구제 불능이 된다”고 주장했다.

떨어지면 ‘변한 게 없다’는 비난세례를, 당 대표가 되면 당의 앞날이 캄캄하기에 이래 저래 딱하게 됐다는 말이다.

페미니즘을 놓고 이 후보에게 ‘공부를 더 하라, 수양을 쌓으라’라는 충고를 해 왔던 진 전 교수는 “이준석 돌풍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이 후보가 분명 한국 정치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즉 이준석 돌풍을 통해 “보수당의 쇄신을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염원”을 읽을 수 있고 “그를 통해 재보선의 승리 공식이 그대로 대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

◇ 진중권 “이준석에겐 ‘능력주의’외 중도층 흡수할 콘텐츠 없다…李를 보수 쇄신으로 착각”

하지만 진 전 교수는 “문제는 이 후보에게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한 뒤 “여성할당제와 가산점의 폐지라는 시대착오 외에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주택난 등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이준석 돌풍은 “한마디로 보수가 업그레이드된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다”고 평가절하 하면서 “이것을 보수의 ‘쇄신’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전 교수는 “재보선에서는 중도와 보수가 정권에 대한 ‘분노’라는 끈으로 함께 묶였지만, 대선에서는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즉 “대선은 재보선과 달리 회고 투표가 아니라 전망 투표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는 것.

따라서 중도층 흡수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열쇠임에도 ‘능력주의’만을 외치는 이준석 후보에겐 그 열쇠가 없어 보인다며 입맛을 다셨다.

◇ 이준석 “진중권은 일종의 ‘데블스 에드버킷’…진 교수 우려 깊이 새기고 노력할 터”

한편 이준석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비판을 가하고 있는 진 전 교수를 로마 교황청 등에 있는 데블스 에드버킷(Devil‘s Advocate· 악마의 변호인)같은 분“으로 비유했다. ”악마가 아니라 가장 비판적인 분들의 입장에서 최대한 경계하도록, 의도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해 여러 제안과 조언을 하는 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 후보는 ”진 교수가 우려하는 것 중 타당한 것을 회피하려 노력할 것이며 조언을 듣도록 하겠다“고 진 전 교수의 고언을 명심하고 좋은 쪽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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