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TK서 “탄핵 정당” 승부수…羅 “박정희 그리워” 朱 “힘 합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일 18시 12분


국민의힘 당권주자 TK 합동연설

3일 대구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2021.6.3/뉴스1
3일 대구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2021.6.3/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3일 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의 합동연설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립다”고며 지역 표심을 자극했고, 대구·경북 출신의 주호영 의원은 “언제까지 (대구·경북이 정권을 넘겨줘) 신탁통치로 살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준석 TK서 ‘탄핵인정’ 승부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고,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의 ‘탄핵 정당’ 선언을 통해 ‘보수 개혁’을 강조하는 승부수를 꺼낸 것.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 뒤 탈당한 바 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찰력과 혜안,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그리워진다”면서 “미국 존 F 케네디 공항을 보면서 우리도 박정희 공항을 만들고 싶었다. 대구·경북 신공항의 이름을 박정희 공항으로 만들면 어떻냐”고 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장기간 구금돼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사면을 애걸하지 않겠지만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은 “(대구·경북이) 언제까지 뿔뿔이 흩어져 신탁통치 받을 것이냐.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우리가 힘이 없는 게 아니라 힘을 모으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 출신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면서 “제가 대선후보를 접고 당 대표로 나온 것은 두 분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며 “제발 제대로 해서 이번에는 자존심을 살려달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사면 문제는 대통령이 결심할 사안으로 즉각 사면해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의원은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새마을운동 덕분이다. 제2의 새마을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주 의원은 자신이 사퇴하고 나 전 의원과 사실상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당 일각의 전망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섰다. 그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니냐”며 “매번 재판 받으러 다니는 당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 윤석열 입당론 일제히 반색


최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본인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 당밖 주자들과 관계없는 대선 경선 일정 원칙을 강조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 경선버스에) 타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말했던 것이 사실에 가깝고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그런 사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저도 여러 가지 의사를 타진한 적은 있다”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예전보다) 더 관심이 있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적 기반이 없는 분이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측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멀지 않아서 입당할 거라고 본다”며 “빠르면 6월 중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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