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사의 표명…“부사관 사망에 책임 통감”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6월 4일 13시 45분


코멘트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4일 성범죄 피해를 호소하던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본인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 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먼저 성추행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도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분들께는 진심어린 위로의 뜻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바라며, 공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모 중사는 지난 3월 2일 상사의 압박에 강제로 회식에 참여한 후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소속 부대(공군 제20전투비행단) 상관인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성추행 사건 다음 날인 3월 3일 다른 상관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으나 이를 전달받은 A 준위는 곧바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이 중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 A 준위는 보고받은 날 오후 9시 50분경에야 대대장에게 이 중사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군 경찰은 지연 보고를 인지하고도 이에 대한 수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

가해자인 장 중사는 사건이 발생한지 15일이 지나서야 처음 조사를 받았고, 5전투비행단으로 이동조치 됐다. 당시 장 중사는 범행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장 중사와 상관들은 이 중사를 회유하고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

이 중사는 사건 이후 부대를 옮기고 심리 상담까지 받았지만 결국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부대는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당일 국방부에 ‘단순 변사’로 사건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에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못 받던 이 중사가 정신적 고통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그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군검찰과 군사경찰, 국방부가 참여하는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수사하기로 했다. 또 수사의 공정성·객관성 확보를 위해 민간인이 참여하는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군 검찰단은 4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비행단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