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검사장으로 아무도 승진하지 못하자 검찰 안팎에선 이 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처음 검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사법연수원 29기 검사 중 4명이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엘리트 검사들이 포진했다는 29기 간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윤석열 사단’은 한 명도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이끈 송경호 여주지청장,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평택지청장은 29기 첫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검 선임연구관으로 근무할 당시 상갓집에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을 “너도 검사냐”라고 비판한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도 승진 명단에 없었다. 대검 대변인과 범죄정보기획관으로 각각 윤 전 총장을 보좌한 권순정 전주지검 차장검사와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도 승진 인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한 이정환 대구지검 1차장 이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윤 전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2019년 7월 인사에서 처음 검사장이 나온 27기 승진자 2명이 모두 윤 전 총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것과 크게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첫 검사장 3명이 나온 사법연수원 28기는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5명을 추가로 배출했다. 여기서도 윤 전 총장 색채가 있는 검사들은 승진에서 배제됐다. 윤 전 총장과 국정농단 특검을 함께한 뒤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지낸 신자용 부산동부지청장의 승진이 불발됐다. 윤 전 총장이 총장 재직 중 서울남부지검 2차장을 했던 신응석 대구고검 차장검사 직무대리도 승진 대상에서 배제됐다. 사법연수원 27기 중에는 한동훈 검사장이 4번째 좌천 인사를 당했다.
검사장 전보 및 고검장 인사도 이 기조가 유지됐다. 특별수사통은 여환섭 광주지검장만 대전고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찬호 제주지검장은 광주지검장으로,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옮겼지만 영전이라 보기는 어렵다. 윤 전 총장의 연수원 23기 동기이자 대검 차장으로 윤 전 총장을 보좌한 강남일 대전고검장과 구본선 광주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조 전 장관 수사를 이끈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은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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