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 추모 메시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추모소를 8일 찾은 고인의 고등학교 동기들이 추모 메시지를 쓰고 있다. 추모소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성남=뉴스1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가 성추행 신고 이틀 뒤 공군본부 군사경찰 소속 수사관으로부터 처음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초기 부실하게 이뤄진 수사 과정에 이 중사 소속 부대인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뿐 아니라 공군본부 군사경찰도 깊숙이 관여돼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20비행단 군사경찰은 성추행 신고 뒤 2주 동안 사건을 정식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또 피의자 장모 중사 측은 두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 연기를 요청했고, 군 경찰은 이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 공군본부, ‘부실 수사’에도 관여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2일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4일 수사를 개시해 다음 날인 5일 피해자 이 중사를 조사했다. 당시 공군본부도 20비행단 군사경찰 요청에 따라 본부 군사경찰 소속 성폭력전담관인 A 상사를 20비행단에 파견해 피해자 조사에 참여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20비행단에 여성 수사관이 없어 지원해주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 중사가 진술한 당시 피해 상황을 수사 초기 20비행단 군사경찰은 물론이고 공군본부 군사경찰도 구체적으로 파악했지만 공군본부가 20비행단의 부실 수사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군본부 군사경찰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과 25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누락한 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보고해 늑장·부실 보고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공군본부, 20비행단 군사경찰을 압수수색한 합동수사단은 공군본부 소속 수사관이 직접 피해자 조사에 참여했음에도 이후 부실 수사가 이어진 경위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20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5일 피해자인 이 중사의 조사를 마쳤지만 12일이 지난 같은 달 17일에야 사건을 정식 입건하고 그때서야 가해자 장 중사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피해자 조사가 이뤄진 뒤 가해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정식 사건번호를 부여받는 입건 절차가 이뤄지는데 그 기간이 2주 가까이 지연된 것이다. 피해자 진술 등 혐의가 명확했지만 군사경찰이 입건을 미루면서 합의 가능성에 기대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가해자, 군 경찰에 두 차례 조사 연기 요청
이런 가운데 성추행 혐의 피의자인 장 중사는 사건 발생 초기인 3월 8일 20비행단 군사경찰로부터 가해자 조사 통보를 받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이유로 조사 일정을 3월 16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군사경찰이 수용했다. 이후 장 중사 측은 조사 일정을 하루 뒤인 3월 17일로 다시 연기해달라고 해 이 역시 군사경찰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 중사 측은 가해자 조사를 받은 17일 이후 변호사 의견이 담긴 서류를 제출하겠다며 20비행단 군사경찰에 군 검찰에 송치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장 중사 측이 4월 초 전달한 의견 서류엔 이 중사가 증언한 일부 피해 사실에 대해 장 중사가 “기억하지 못한다”며 보강 수사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군 검찰에 송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장 중사는 결국 4월 7일 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하지만 군 내부에선 장 중사의 혐의가 명백한데도 20비행단 군사경찰이 피의자 측 주장을 수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수용해 수사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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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10:05:54
군대 군인 대열을 말한다 대열을 위하여 죽기를 무릅쓰고 훈련을 감수해야 精兵이 된다. 문재인 총사령관 宋襄之仁이라고 적군의 심기 건드린다고 훈련 중단하는 장군 그 순간부터 대한민국 군대 오합지졸에 불과하고 군량미나 축내고 풍기 군기문란, 당연지사이지 문재인 총살하라!
2021-06-09 09:18:08
위선자 지존 문씨의 덜미가 잡히기 전까지 이런 문제는 계속될겁니다. 나라가 엉망입니다.
2021-06-09 15:05:08
이번 사건처리는 늦었지만 앞으로 군성범죄처리의 표본이 될거다.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가혹할 정도로 처리하지 않으면 절대로 개선되지 않는다. 관계자들은 광범위하게 조사해서 엄벌에 처하라. 아니면 여군의 정상적인 군생활은 물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