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G7 회의장이나 회의장 옆 별도의 장소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약식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간 첫 만남이 성사될 경우 과거사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文-스가, G7서 약식회담할듯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11∼13일 영국 콘월 개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간 약식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 간 첫 회담이 성사될 경우 과거사 문제로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한미일 3자 간 약식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9일 “한일 정상 간 정식 회담보다는 ‘풀어사이드 미팅(pull-aside meeting)’이라 불리는 약식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풀어사이드 미팅은 다자 국제회의 때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나 회담장 또는 별도의 장소에서 회담하는 것을 뜻한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식으로 회담을 미리 예정하지 않더라도 정상들이 서서 또는 소파 등에 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일본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본 측도 “정식 정상회담은 어렵지만 자연스럽게 잠깐 접촉할 수는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 간 회담이 성사되면 두 정상 간 첫 대면 회동이 된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은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와 2019년 12월 회담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스가 총리와 약식 회담 형식으로라도 만나려는 것은 정상 차원에서 임기 말 한일 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열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에게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와 양국 실질 협력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가 총리는 “과거사 문제 해법을 한국이 먼저 가져와야 한다”는 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13∼15일 오스트리아, 15∼17일 스페인을 국빈방문한다. 이번 순방에는 미국 방문 때 동행하지 않았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윤건영 의원이 동행한다.
한편 일본 민영방송인 닛테레는 한국 정부가 7월 도쿄 올림픽 개최에 맞춰 문 대통령의 방일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일 정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가급적 방일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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