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이회영 선생의 기념관 개관식에서 “한 나라는 그 나라가 배출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그 나라가 기억하는 인물들에 의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첫 공개일정에서 나온 윤 전 총장의 말에 해석이 분분했다. 번역투의 문장 때문에 이해가 힘들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본인은 문재인 정부에 저항한 인물로 기억이 될 것이며, 이 같은 방식으로 존재가 드러난다는 게 아닌가”라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말하기도 했다.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나라가 기억하는 인물은 자신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의 ‘입’이 된 장예찬 평론가가 직접 등장했다.
장 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존 F. 케네디의 연설을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한 것 자체에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1963년 10월 27일, 케네디 대통령은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를 추모하며 미국 사회에서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논하는 기념비적 연설을 남겼다”며 “우당 이회영 선생이 로버트 프로스트가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것 이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장 평론가는 “문화와 인문학에 대한 윤석열 총장의 깊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우당의 가족이 현재 가치로 추산하면 600억원 이상인 전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헤이그 특사와 신흥무관학교 설립의 배경이 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라며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나눠 분열시키는 어떤 세력도 우당의 후손인 이철우 교수와 함께 하는 윤석열 총장에게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우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평론가는 “지난 4년, 분열의 정치에 지친 국민들은 우당 선생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서 케네디처럼 통합의 정신으로 사랑받는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며 “케네디의 연설과 우당의 삶을 연결하니 가슴이 뛴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