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국’으로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0일 10시 59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앞으로도 진정성을 갖고 임할 것입니다.”

7일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합당은 아무런 문제없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이라며 이 같이 언급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던 안 대표가 ‘정권교체’를 언급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진정성’과 ‘합리적 원칙’ 등 2가지를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안 대표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하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면서 암초를 만났다.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본인이 강력히 추진했던 ‘야권 대통합’ 논의가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는 11일 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특히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적 입지도 줄어드는 모양새가 됐다.

실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사실상 ‘윤석열 정국’으로 치러졌다.

경선 초반에는 윤 전 총장의 정치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선 후보 경선 시기 등을 놓고 후보들이 연일 충돌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아도 당내 대선 후보 선출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자강론과 윤 전 총장 등 외부 인사들이 모두 입당한 뒤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통합론이 맞붙은 것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조경태 주호영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조경태 주호영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뉴스1


여기에 더해 선거 막판에는 ‘윤석열 배제론’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후보들 사이에서 ‘저열’, ‘비열’, ‘모욕’ 등 거친 표현이 등장했다.

이처럼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다른 대선 주자들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야권에서 윤 전 총장과 함께 안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이 대선 주자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10일 당원투표·여론조사 마감
국민의힘은 10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와 여론조사를 마감하고 당원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11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정국’은 전당대회가 끝나고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통에 나선 데 이어 9일 퇴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은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를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제가 가는 길을 좀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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