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선출이라는 변화의 신호탄을 쏜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합류 여부를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14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국민 기대가 크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이 크다”면서도 “모든 선택은 열려 있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 장예찬 시사평론가도 전날(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버스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언제 들어오라고 으름장을 놓을 필요가 없다. 무의미한 소모전”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주장하고, 당선 이후 ‘대선 버스’ 출발 시기를 8월로 못 박았지만,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의 계획에 맞춰 대권 행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 선출 이후 이 대변인이 전한 윤 전 총장의 메시지와 장 시사평론가의 발언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선출을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변화나 쇄신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수용할 수 있는 대선 후보 경선 계획표를 제시하는 한편 당의 근본적인 쇄신·혁신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를 수용하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합류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시사평론가는 특히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 누구도 당 대표를 바라보고 정치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대권주자에게 정치적 명운을 걸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국회의원이 강력한 대권주자를 따를 것”이라며 “4·7 재보선에서 성공을 거둔 오세훈-나경원 vs 안철수 모델은 재현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후보군 중 자력으로 10% 이상을 받는 사람도 없다”며 “국민의힘은 2017년 대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당시 외부의 강력한 주자를 제대로 영입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하고 중도·보수 진영이 사분오열 인고의 시간을 겪지 않았나. 심지어 그때보다 지금 당 밖의 주자가 가진 지지율 기반은 더 두껍고 단단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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