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노총 타투 유니온 조합원들과 타투업법 제정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등에 그린 타투가 보일 수 있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회견장에 선 류 의원은 “오늘은 낯선 정치인 류호정이 국회 경내에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누군가는 제게 ‘그런거 하라고 국회의원있는 게 아닐텐데’라고 훈계를 합니다만, 이런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거 맞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회·문화적 편견에 억눌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 반사되어 날아오는 비판과 비난을 대신해 감당하는 샌드백, 국회의원 류호정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투는 그 사람의 ‘외모’다. 헤어와 메이크업, 패션, 피트니스와 본질적으로 같다”며 “나를 가꾸고,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사사로운 ‘멋부림’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지난 11일 타투업법을 대표발의했다. 정의당 의원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전용기·유정주, 국민의힘 최승재,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12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현재 국회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문신사법안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의 반영구화장문신사법안이 발의돼 있다. 법안 이름은 다르나, 문신(타투) 시술행위 자체를 합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상 타투시술은 의료 행위에 속해,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하는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에 속한다.
류 의원은 “눈썹 문신한 홍준표 의원도 발의에 동참했다. 시민의 타투할 자유를 보호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며, 타투이스트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법”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과 다르다. 형법의 잔재로 여겨지는 ‘문신’이 아니라 국제적 표준인 타투라 이름 지어야 한다”며 “세척과 소독에 더해 ‘멸균’한 기구를 분리해 보관하도록 한 것이 가장 중요한 차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반영구화장은 물론, 모든 부문의 타투가 합법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개성 넘치는 타투인들과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모여 섰다.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지 않나. 혹시 보기가 불편하다 생각하신 여러분도 괜찮다”며 “그런 분들도 나의 불편함이 남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히 박탈할 근거가 된다고 여기진 않으실 거라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류 의원은 타투업법 발의를 예고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사진을 올려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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