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계 “기세몰아 9월 후보확정”… 非이재명계 “결선서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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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본격 경선 레이스 돌입]이재명, 후보등록 첫날 28일 출사표 계획
윤석열 등판 29일에 맞불도 검토… 공약 잇단 발표로 대세 굳히기 전략
이낙연-정세균-이광재 ‘反李 연대’
경선 2위 후보 전략 지원 가능성… “난타전 불가피” 예상속 ‘수위’ 고심

우여곡절 끝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확정 지으면서 여권은 이제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돌입했다. 경선 연기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은 들끓는 분위기지만 경선은 예정대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의 후보 자리를 둘러싼 총력전이 9월 초까지 펼쳐지게 됐다.

○ 전초전 승리 거둔 이재명, “기세 몰아 후보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이날 당 지도부의 결정에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이 지사 측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선거 180일 전 후보 선출’이라는 현행 당헌당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주장이 관철되면서 이 지사 측은 공식 출마 선언 채비에 나섰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별도의 출정식을 갖지 않고 후보 등록일 첫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상으로 국민에게 대선 출마 뜻을 밝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29일에 공식 출사표를 내자는 의견도 있어 조율 중”이라고 했다. 29일 정계 등판 선언을 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지사 측은 여당 내 다른 주자들에 대한 공격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계획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만큼 ‘대세 후보’의 이미지를 굳히는 한편 향후 후보 확정 뒤의 당내 화합까지 고려한 포석이다.

그 대신 이 지사 측은 지금까지 준비해온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각종 정책 공약을 연이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 핵심 참모들을 영입하는 등 전문가 그룹 구성을 마친 상태다. 대선 캠프 구성도 마무리 단계다. 비서실장에는 3선의 박홍근 의원이, 수석대변인에는 재선의 박찬대 의원이 내정됐다. 이른바 ‘이재명계’의 한 의원은 “여론조사 수치뿐만 아니라 정책 공약에서도 이 지사가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우리는 9월 5일에 경선을 끝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압도적인 세를 바탕으로 결선투표 없이 후보 자리를 확정 짓겠다는 의미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주자가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9월 후보 지위를 확정 짓고 당을 빠르게 장악하겠다는 것도 이 지사 측의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가 정해지면 대선 후보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 3월 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가 6개월 동안 당의 쇄신과 변화를 직접 진두지휘하려는 포석일 것”이라고 했다.

○ ‘비(非)이재명계’ “결선투표에서 뒤집겠다”
이 지사에 맞서는 ‘비이재명계’의 시선은 결선투표를 향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이 의원은 경선 연기를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경선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이재명 연대’를 구축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2위 자리를 차지해 이 지사와 결선투표에서 맞붙겠다는 게 세 사람의 공통된 목표일 것”이라며 “자연히 다른 두 명은 2위를 차지한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선 연기론 논의 과정에서 이 지사에게 미온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비이재명계’가 마지막 뒤집기를 자신하는 배경이다. 여권 관계자는 “경선 연기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에 70명 이상의 의원들이 참여했고, 의총에서도 경선 연기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두 달여의 경선 기간 동안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쉽지 않지만, 최종적으로 1 대 1로 맞붙는 결선투표에서 총력 대결을 벌이게 되면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를 향한 다른 주자들의 협공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등은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상태다. 한 캠프 관계자는 “무대의 막이 오른 만큼 치열한 난타전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서로를 향한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는 나중에 야당에 빌미를 줄 수도 있어 각 후보 측 모두 수위 조절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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