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윤석열 대권도전·홍준표 미래비전 발표
28일,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입장 표명할 듯
야권 대선주자들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슈퍼위크’가 다음 주에 개막된다.
긴 잠행을 이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공식 정치 행보를 시작한다.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 등판 하루 전인 28일 사퇴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홍준표 의원도 29일 자신이 구상한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다. 윤 전 총장이 출사표를 던지는 날에 맞불 작전을 펴는 모양새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도 몸 풀기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은 데 이어 오는 29일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안보에 방점을 찍는다. 원 지사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지 모임인 ‘희망오름’의 발족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 윤봉길 의사 기념관서 출마 선언…①우국 충정 ②충청대망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대권 선언을 예고했다. 장소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결정했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데뷔 장소로 결정하며 애국 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충청 세(勢) 다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윤봉길 기념관은 대한민국 독립의 밑거름이 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곳에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윤 의사의 이상의 꽃을 피우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의 시를 가장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기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시인데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피기 위한 의도도 보인다.
윤봉길 의사의 고향은 충남 예산, 윤 전 총장은 출생지가 서울이지만 부친은 충남 공주 출신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충청권 대선주자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청의 기대가 상당히 높다. 정치적 기반이 약한 윤 전 총장 역시 충청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재형 28일 사퇴, 대권 행보 본격화…중립성 논란 불가피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르면 오는 28일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내주 초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이번 주말 동안 아버지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을 만나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사퇴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몇몇 매체는 아버지의 반대로 최 원장이 출마를 숙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서 (밝히겠다)”며 “여러 사항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세계 입문은 공직생활에서 한 것과 또 다르다. 지금을 뛰어넘는 곳이 정치세계라는 것을 깊이 있게 고민해서 나와달라”고 말하자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직무를 마치자마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원장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기관장의 정치 참여는 그 조직의 신뢰와 관계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논란적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은 행정부의 독립된 기관이기는 하지만 중립성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기관이란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현직 감사원장인 최 원장이 야권의 대권 러브콜에 여지를 두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민주당 소속 대권 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최재형 원장의 정치 선언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전체 공직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이며 감사원의 위상을 현저하게 추락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당내 주자들도 속도전…지지율 반응도
국민의힘 당 내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4일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민에게 듣다’라는 이름의 비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홍 의원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의 국민들과 함께 하며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이를 정리해 인뎁스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뎁스 조사 결과에서 나온 국민의 바람과 염원에 응답하고자, 새 시대정신과 미래비전을 담은 ‘미래비전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선 출마 선언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다”고 일정에 대해 부연했다. 이준석 대표도 홍 의원의 행사에 참석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모습이다.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28명을 상대로 지난 19~20일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14.4%로 2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35.4%)을 뒤이은 결과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는 2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부터 (제) 지지도는 상당히 큰 변화의, 그런 잠재력이 있을 거다, 그렇게 본다”며 “대통령 선거가 이제 시작된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다음 달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원 지사의 정책 자문 그룹인 ‘원코리아 혁신포럼’이 출범한 데 이어 그를 지지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모임인 ‘희망오름’도 발족을 앞두고 있다. 초선인 강민국, 구자근, 엄태영 의원 등이 희망오름을 통해 힘을 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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