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체중 감량’ 사실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사실이 ‘중대한 비밀’이 아님을 과시해 ‘신변 이상’ 여론을 불식하고, 김 총비서의 ‘애민주의’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자 보도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을 보고-각계의 반향’에서 지난 20일 진행되고 22일 TV를 통해 방영된 공연을 본 다양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중 한 남성은 공연 시청 소감을 밝히는 인터뷰 도중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라며 “모든 사람들이 다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젖어 나온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의 발언은 북한 내부에서도 김 총비서의 최근의 신체 변화에 대해 널리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앞서 김 총비서가 이달 초 진행된 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전보다 손목시계를 더 조여 맨 것이 포착되면서 체중 감량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여론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김 총비서의 체중 감량에 대한 언급이 주민들의 입을 통해 흘리듯 언급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북한 당국 차원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조선중앙TV가 북한의 대표적인 관영매체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이 보도를 통해 김 총비서의 체중 감량 여부를 공식화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언급이 주민의 입을 통해 나오고 관영매체가 이를 의도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면 북한은 김 총비서의 신변에 급격한 변화나 변화 조짐이 없음을 표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4년 김 총비서가 발목 수술로 40여 일 간 잠행했을 때도 조선중앙TV의 기록영화를 통해 ‘불편하신 몸’을 언급하며 김 총비서의 신변 상황에 대한 언급을 간접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스탠트 시술’을 받았다는 설이 제기됐을 때는 관련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당시 김 총비서가 현지지도에서 걷지 않고 카트를 이용한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 모습이 북한 당국이 노출한 ‘힌트’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김 총비서의 팔에 과거에 없던 검은 점이 포착됐는데, 이 역시 스탠트 시술의 흔적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번 조선중앙TV의 보도로 보면 북한 당국은 김 총비서가 ‘수척해진’ 이유가 올 들어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국가 기조인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따라 주민들에 대한 헌신적인 정치를 이행함에 따른 것임을 나타내고 싶은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정보 당국 등 외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정보 당국은 김 총비서의 건강에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드러난 동향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리지 않고 정밀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