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사퇴 하루만에 대학동문 모임 참석…文 비판엔 “다양한 생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6.28/뉴스1 © News1

대권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28일) 사표를 수리하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제가 저번에 국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죠”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직 사퇴 하루 만인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시상식에 수상자 중 한명으로 부인 이소연씨와 함께 참석,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당초 관련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끼다가 이후 같은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 이런 분들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나온다고 하면 정치적 중립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냐’라고 묻자 “그 부분엔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제 자연인인데, 기분이 어떻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편하지만, 편하기만 하지 않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또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제가 드릴 말씀은 다 드렸기 때문에 제가 좀 더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숙고의 시간 동안 다양한 분들을 만나시느냐’는 요지의 물음에도 “숙고하는 동안에는 여러분들을 만날 기회는 없다”고 거리를 뒀다. ‘혼자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래야 되겠죠”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자회견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기자회견을) 하셨다는 말씀은 들었는데, 내용은 잘 모른다”고 했고, 오는 8월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선 “글쎄요”라고 언급을 자제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전 사회 각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이룬 동문들이 많은데 부족한 저에게 자랑스러운 법대인상이라는 과분한 상을 준 선정위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법대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법과 원칙대로의 삶이 저의 일생동안, 저의 삶의 모든 분야에서 저를 이 자리에 있기까지 지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동문 여러분에게 송구스러운 것은 사실 제 수상사유의 많은 부분이 감사원장 재직 중의 업무 수행과 관련돼 있는데, 바로 어제 감사원장직을 중도에 사임했다”며 “제가 사실 이 자리에 오는 것이 옳은지 여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영예스러운 상을 저에게 수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도 드리고, 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에게 수여된 영광스러운 이 상의 무게는 제가 살아온 삶과 제가 느낀 것들이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이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상의 수상의 무게에 모자란 나머지는 제가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면서 채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