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저자’ 면접관 투입 놓고… 이재명 vs 이낙연-정세균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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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국민면접관’ 소식에…이낙연 “내 눈 의심… 黨결정 맞나”
정세균 “조국의 시간 왜 연장하나”
이재명은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민주당, 논란 격화되자 유인태 섭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9명의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9명의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공식 행사 첫날부터 행사 방식을 놓고 잡음이 터져 나왔다.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4일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면접’의 면접관으로 투입된다는 소식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민주당은 2시간 만에 김 회계사 대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섭외했지만 경선 연기론 때부터 누적됐던 불만으로 민주당 예비경선이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경선 연기론 이어 또 잡음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낸 주자 9명은 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 서약식’에서 ‘대통령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되어 질문에 답하는 ‘독한 면접’ 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실시간 시청자가 2000명을 넘지 못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도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오후 4시 반경 4일 두 번째 행사에는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 회계사와 김해영 전 의원, 그리고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의 김소연 대표를 패널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계사와 김 전 의원은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날선 질의응답을 통해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발표 후 약 1시간 30분 후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제 눈을 의심했다.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며 “저는 김경율 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총리도 트위터에 두 차례 글을 올려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거냐”며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국민 중에도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후보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찬반이 엇갈리면서 결국 발표 두 시간 만에 강훈식 대선기획단장은 “최종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먼저 발표된 것”이라며 김 회계사 대신 유 전 사무총장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지도부가 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주자들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나도 연대해 보고 싶다”
이날 행사에서 이 지사는 ‘후보들의 단일화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가능하면 연대도 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되긴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5일까지 단일화를 마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연대를 해보고 싶다는 이 지사의 말은 추가적인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 지사의 자신감”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맞서 다른 주자들은 역전을 다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월드컵을 보면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꼭 초반에 고전하다가 나중에 우승한다”며 “이번에 그런 드라마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 “아픈 데를 과감하게 찌른다”면서도 “원래 승리의 드라마는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정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모두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박 의원은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애를 쓰셨지만 ‘공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두 분의 실책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께 많은 실망을 드렸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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