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문을 통해 문재인 정권을 맹비난한 가운데, 청와대가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대응을 자제하던 청와대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윤 전 총장의 선언문을 보면 문 정부를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비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한 말씀 사적으로 붙이자면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리는 대한민국을 미래로 어떻게 끌고가겠다는 큰 비전을 국민 앞에 제시하고 설명해 나가는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캠페인 과정 아니겠느냐”라며 “그런데 첫 출발이 정치 철학보다는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한정된 시각으로 본 편향된 비판일 수 있지 않느냐. 오랫동안 목말라왔던 국민들에 대한 첫 출마 선언으로서는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문 정권을 향해 “권력 사유화” “국민 약탈” “독재” “전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중립성과 독립성을 금과옥조처럼 강조했던 분들이 결과적으로 임기 중간에 스스로 그만두면서 해당 가치를 해쳤다”며 “최 전 원장의 행보가 과연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감사원장은 대개 정권이 바뀌어서 교체됐고 국무총리로 발탁돼서 그만둔 경우도 있지만,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본인 스스로 보장된 임기를 그만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우려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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