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3일만에 위기 맞은 윤석열, 장모 사기죄에 ‘휘청’

의정부지법, 최씨에 징역 3년형에 법정구속
여는 물론 야 대선주자들의 공격 대상으로
처가 의혹 혹독한 검증에 맷집 시험대 올라
윤석열 "법 적용엔 누구나 예외가 없는게 소신"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사기죄 혐의로 징역형을 받으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처가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대선 후보 장모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대선 판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당이 윤 전 총장 책임론을 내세워 파상공세를 펴는데다 야당 대선주자들도 윤 전 총장 때리기에 가세해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선 출마 선언 사흘 만에 위기를 맞은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부인 김건희씨의 쥴리 의혹 등 처가를 둘러싼 혹독한 검증 공세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맷집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정성균)는 이날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동업자들과 의료재단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나라에서 주는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2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22억 9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는 이날 1심 선고 후 법정구속까지 됐다.

74살 노령인 최씨가 법정구속된 것은 1심 재판부가 그만큼 최씨의 죄질이 무겁게 봤다는 의미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씨는 혐의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편취한 돈의 반환하지 않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

선고 후 윤 전 총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출마선언을 한지 3일 만에 장모가 사기죄로 법정구속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윤 전 총장 일가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아내인 김건희씨의 과거 행적과 장모인 최씨가 연루된 재판이다.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은 대선 국면의 정치공세로 치부한다고 치더라도, 장모 최씨의 사기죄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은 윤 전 총장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정과 법치의 회복’을 내걸었다.

전직 검찰수장의 장모가 ‘여러 사람들과 공모해 나랏돈을 편법으로 빼돌렸다’는 혐의가 대선 전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공정을 내세우며 대선에 출마한 윤 전 총장의 공정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좋은 공격 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장모 최씨는 다른 사건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1월 추모공원 이권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두 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사건도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국민여론도 이러한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가 그의 대선 가도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은 전직 대통령들과 현 정권의 법무부 장관 등을 강도높게 수사한 점에서 기인하는데, 이른바 처가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에게 이번 판결은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본인 입으로 ‘장모가 남에게 10원 한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장모가 어떤 사람인지 국민들이 다 아는데 이제까지 마타도어라고만 해왔지 단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며 “이제 자기가 책임질 문제다. 자신이 말하는 법치와 정의가 내로남불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