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9명이 3일 서울 여의도 KBS에 모여 첫 합동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약 2시간 정도 이어진 토론회의 중반부를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각 후보자들이 들고 나온 사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토론의 후반부 시작을 알리는 사인이었습니다.
A3용지 사이즈로 사진을 뽑아온 각 후보들은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짧게 사진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습니다. 다음 대통령을 꿈꾸는 집권여당 후보들은 단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정치 인생과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함축해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후보자 발언 순서대로 사진을 소개합니다.
김두관 후보 : “제가 워낙 씨름을 잘해 여러 번 트로피를 탔지만(김 후보는 고교시절 남해군에서 씨름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유일하게 뒤집기를 해서 한판승을 한 장면이다. 이번 경선에서 뒤집기로 한판 승리하겠다.”
이광재 후보 : “82년 12월 고3시절 광주 조선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사진이다. 고등학교를 원주에서 나왔는데 80년 당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직접 갈 용기는 없었다.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고 광주를 찾아가 참담한 12월의 겨울을 봤다.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은 저를 학생운동으로 이끌었다. 반독재 투쟁을 하던 원주시가 서민금융을 만드는 신협을 만들고, 농민을 위해 생협운동을 만드는 것을 보며 배웠다. 독재투쟁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 금융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민생에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지도자가 되겠다.”
최문순 후보 : “국민여러분들께서 다 기억하듯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김여정 북한 부부장과 김용남 위원장이 평창을 방문했던 사진이다. 이때부터 평화 프로세스가 열렸고, 지금은 남북관계가 다소 원활하진 못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군사적인 긴장은 없기에 올림픽이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의 개선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꼭 해내도록 하겠다.”
정세균 후보 :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을 당시 의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당시 의석구조로는 탄핵에 성공하기 참으로 어려웠는데 여야를 넘나들며 뜻을 모아 촛불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탄핵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재명 후보 : “1970년대 성남으로 이사 와서 온 가족이 공장을 다닐 때 셋째 형님이 저와 어머니, 동생들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은 형님과 여동생,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이 어렵다. 이때는 어렵지만 희망이 있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객관적인 삶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희망이 사라지고 내일이 더 두려운 세상을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 세상,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이 사진을 들고 나왔다.”
양승조 후보 : “2010년도에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기 위해 삭발하고 20일 단식 투쟁 후 21일차 대정부 질의하는 장면이다. 당시 정세균 대표가 격려해줬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함께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 원안을 사수한 의미 있는 사진이다. 나는 항상 결심하면 목표를 이룬다. 앞으로도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박용진 후보 : “2012년부터~2014년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대변인을 했다. 최장수 대변인 중 한 명이고 김대중 대통령 이후 뱃지를 달지 않고 당 대변인을 한 두 번째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대변인 시절 당 대표가 9명이나 바뀌었다. 당이 혼란스럽고 힘들고 어려웠던 때다. 이 사진은 1985년부터 당의 모든 사진을 찍었던, 지금은 은퇴한 송영권 국장이 제가 나중에 당의 큰 정치인이 될 것 같다며 찍어준 사진이다. 많이 초췌해 보이지 않나. 당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서 박용진이 당을 대변하고 민주당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겠다.”
이낙연 후보 : “제가 총리에서 물러나던 날이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마을 이장 김동혁 씨와 포옹하는 장면이다. 태풍 미탁의 피해 복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친구가 됐고, 총리에서 물러날 무렵 그 마을에 가서 막걸리도 같이 마셨다. 재난 재해에 빠진 국민들과 늘 가까운 거리에서 아픔을 나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추미애 후보 : “사진은 국회의사당 앞 촛불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촛불정신으로 사회대개혁을 이루겠다 말씀드렸다.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 드렸다. 개혁의 성과도 있었지만 미흡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사회대개혁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촛불광장에서 했던 약속, 저 추미애가 꼭 지키고 완수하겠다. 정의롭고 공정하며 법치주의에 입각한 저 추미애의 정공법으로 이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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