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달리는 후보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는 공약으로 가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렇게 (민주당) 후보가 돼서 가면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한테 큰일난다.”(박용진 의원)
3일 밤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은 ‘반(反) 이재명 연대’의 이재명 때리기가 뚜렷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비롯해 박용진·이광재·김두관 의원 등은 일제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부터 최근 언행을 둘러싸고 집중 공격을 쏟아냈다. 단순히 1위 후보 견제를 뛰어넘어 각 후보들은 결선투표까지 염두에 두고 이슈별 전선을 확대해가며 반(反)이재명 연대의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일제히 ‘기본소득’ 때리기
토론회에선 이 지사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한 집중 포화가 이어졌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전날 “기본 소득이 1번 공약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기본소득 100만 원을 얘기했다가 재원 대책이 없다 하니 50만 원으로 줄였다가 전날은 1번 공약이 아니라고 했다. 수시로 말이 바뀌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증세 없이 50조 원을 나눠줄 수 있다고 야당과 논쟁하던 분이 (이제 와서) 제1 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은 뭐가 되느냐”며 “조세 감면과 세출 조정 등으로 50조 원을 만든다는 것은 무협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가 “(박 후보는) 못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광재 의원도 “기본소득 전면 실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4일 오후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관련 뒤늦은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8대 1에 가까운 일방적 토론에서 제대로 답할 시간도 반론할 기회도 없어 뒤늦게 답한다”며 “정책의 성숙 과정을 유연성이 발휘된 발전으로 볼 수도 있고, 일관성 부족이나 말바꾸기로 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토론에서 이 지사를 향해 “다른 의원들을 향해 ‘약장수’라고 했다. 의원들에게 거친 표현을 쓰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기다리는 후보로 이길 수 있을까”라며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정 전 총리도 “야권으로부터 철저한 도덕성 검증이 시작될 것 같은데 여기에서 뒤지면 정권 재창출이 쉽지 않다”고 했다.
●반이재명 전선, 범친문으로 확대
반이재명 연대는 ‘범친문’ 세력 간 단일화 행보와 맞물리며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예고한 대로 5일 오전 단일화 결과를 발표한다.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인연을 계기로 ‘민주당 적통’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친노까지 포괄하는 범친문 연대로 나서는 첫 걸음”이라고 했다.
3일 오찬 회동을 계기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공동 행보를 더 늘려나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어질 TV 토론 등에서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집중 공격에 나설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연기론으로 불붙은 반이재명 연대가 김경률 면접관 문제 등을 거치면서 더욱 결속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추후 결선투표까지 염두에 두고 공동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지사가 1위를 차지하더라도 과반을 막아 결선투표로 간 뒤 여기서 이 지사에게 표가 몰리는 걸 막기위해 두 사람 간 신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첫 TV 토론에서 유일하게 이 지사를 두둔하고 나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추 전 장관은 “기본소득을 꾸준히 항구적으로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단견”이라며 “거짓말쟁이라며 날선 비판을 하면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일 것”이라고 이 지사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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