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흉 볼 것 없다. 그 양반은 한 말이 없지, 한 말을 뒤집은 적 없다. 이재명 후보는 했던 말도 뒤집지 않았냐.”(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이재명 후보의 대표 공약이 기본소득인 건 나도 알고 홍길동도 안다. 만약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거면 사죄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5일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TV토론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이 다시 한 번 뜨거운 쟁점이 됐다. 토론 자리가 거듭될 수록 이 지사의 정책과 언행을 겨냥한 다른 주자들의 공세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 ‘反이재명’ 주자들, 거센 공세
박 의원은 “지난 토론에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임기 내에 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라고 공세에 나섰다. 이어 이날 이광재 의원과 단일화를 발표하고 ‘반(反)이재명 연대’ 공고화에 나선 정 전 총리가 곧장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 전 총리는 “국민 대부분이 기본소득을 이 후보의 대표공약이라 생각하는데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며 “입장을 바꾼 것이라면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공정성과 수요를 회복해서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이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국민 동의를 얻어서 반드시 할 텐데, 다만 많은 재정이 필요하고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순차적으로 시작해나가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천천히 하겠다고 했는데 (이 지사가) 2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26조 원이 들어가는 1인당 5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비교하며 “우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거짓말 하는 정치인, 말 바꾸는 정치인, 카멜레온 정치인”이라고도 했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거센 공세에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하겠다는게 제1공약은 아니다. 제1공약은 성장 정책인데, 이것(기본소득)도 중요 정책이라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윤 전 총장 사례를 갖고 와서 기본소득에 대해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조금 과하다”며 1차 토론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지사를 두둔했다.
이날 8명의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 부동산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전원 동의한다고 답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적정한 공급이 안돼 부동산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 이재명 “바지 한 번 더 내리면 되겠느냐”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에게 “대통령의 덕목으로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소위 말하는 스캔들 해명 요구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여배우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한 것.
그러자 이 지사는 곧바로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리면 되겠냐. 어떻게 하라는거냐”고 응수했다. 이 지사는 여배우 주장한 이 지사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해 2018년 10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자들 간의 추가 단일화도 화제에 올랐다. 김두관 의원은 추 전 장관이 이 지사를 연일 두둔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명추연대’, ‘재미연대’로 언론에서 화제가 되는데 어떤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가장 개혁적인 주장을 하는 분과 경쟁하고 싶다”며 “기본소득만 엄호한 게 아니고 기본자산도 엄호했다”면서도 추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정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고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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