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신병 훈련기관 육군훈련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며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입대 예정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충남 논산 소재 육군훈련소에선 7일 오전 10시까지 지난 24시간 동안 3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데 이어, 오후 6시까진 16명이 더 늘어나 누적 확진자 수가 총 53명이 됐다.
이 가운데 52명은 모두 같은 중대 훈련병으로서 입영 후 2차례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던 인원들이다.
그러나 이들 중 훈련병 A씨가 지난 6일 기침·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재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고, 이후 접촉자 등 400여명에 대한 추가 검사과정에서 51명 넘는 인원이 확진자로 분류됐다.
다른 훈련병 B씨는 A씨 등과는 다른 연대 소속으로서 입영 후 ‘가족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보를 받고 1인 격리됐다가 이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추가 검사자 가운데 10여명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혀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육군훈련소에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훈련병들을 입영 후 2주차까지 생활관 단위로 격리한 채 방송을 통한 실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번 집단감염 사례에서 보듯, 생활관을 함께 쓰는 인원 중 1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다른 인원들 또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육군훈련소와 같은 신병 훈련 기관에선 코로나19 확산·전파의 위험이 상존해 있지만, 현역 장병·군무원 등과 달리 입대 예정자들은 아직 백신 접종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군 당국은 30세 이상 장병·군무원 등 약 12만명에 대해 올 4월 말부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중 2차 접종에 나설 예정.
또 30세 미만 장병들 중에선 지난달 7~25일 기간 39만여명이 미국 화이자 개발 백신의 1차 접종을 끝냈고, 같은 달 28일엔 2차 접종이 시작됐다.
보건당국은 AZ백신은 12주 간격,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차례 맞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 병사·간부 중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크게 줄었던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병무청 등 관계부처가 방역당국과 협의해 입대 예정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바이러스부터 완전히 면역되는 건 아니다. 백신 접종을 2차(주한미군과 함께 근무하는 일부 한국군지원단(KATUSA·카투사) 장병이 맞은 미국 존슨앤드존슨(얀센) 개발 백신은 1차)까지 완료한 인원들 중에서도 ‘돌파감염’ 사례가 일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권장 횟수만큼 접종했을 땐 마지막 접종일로부터 2주가 지난 뒤엔 항체가 생성돼 면역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예외’도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1차례 이상 맞은 인원에 한해 완화했던 방역지침도 이달 6일 다시 강화했다.
여기엔 최근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200명대까지 치솟는 등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4차 대유행’이 분석이 나오고 있는 사실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경우 방역조치도 한층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일단 이번 육군훈련소 내 코로나19 집단발병의 감염원 및 감염경로 파악을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 및 방역당국과 더불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와 별개로 육군훈련소 측에선 아들을 훈련소에 보낸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코로나19 확진 또는 격리 장병들에 입영시 수거한 개인 휴대전화를 돌려줘 각 가정에 연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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