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본경선에 돌입한 민주당 대선 후보 레이스의 판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평이다. 그러나 “이 지사의 각종 논란으로 인한 반사 효과”라는 분석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주자와의 격차가 여전하다는 점은 이 전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는 ‘범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0.6%를 얻어 1위인 이 지사(29.7%)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인 9.1%포인트로 좁혔다. 일주일 전 같은 기관이 TBS 의뢰로 조사했을 때 두 후보 간 격차는 19.2%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 여야 후보를 모두 조사하는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는 18.1%로 윤 전 총장(29.9%), 이 지사(26.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런 변동은 TV토론 등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에게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집중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기본소득 논쟁부터 ‘바지’ 발언까지 이 지사를 둘러싼 논쟁과 논란이 이어진 영향이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TV토론에서 이 지사를 향해 “거친 표현을 쓰는게 옳으냐”, “신뢰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며 공세의 수위를 계속해서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를 앞세운 것도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 측은 지지율 상승에 반색하며 본경선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컷오프 결과 발표 전에 상당히 캠프가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예비경선을 거치며 이 전 대표가 ‘반(反)이재명’ 진영의 대표 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 여당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반이재명’ 흐름에만 기댔다가는 이 지사의 행보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며 “‘이낙연만의 행보’를 보다 선명히 해 추격자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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