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2만→30만→13만발…육군 대공사격훈련 ‘9·19합의’후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3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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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42만→30만→13만 발
강원 마차진사격장, 군사합의로 사실상 폐쇄
8군단 올해도 250여km 이동해 안흥사격장에서 훈련
전방부대 “군사합의 피로감”

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뉴시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육군의 대공사격훈련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공사격훈련의 규모 자체가 줄었을 뿐 아니라, 군사합의로 인해 3년째 마차진사격장(강원 고성)이 폐쇄돼 사실상 다락대(경기 연천), 안흥사격장(충남 태안) 2곳에서만 육군의 대공사격이 이뤄지고 있다. 전투준비태세 우려와 더불어 매년 수차례 훈련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전방 일선부대들의 ‘군사합의 피로감’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육군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공사격훈련 현황에 따르면 군사합의 이후인 2019년 비호와 발칸 등 42만5189발의 대공사격이 다락대와 안흥사격장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엔 30만9547발, 올해엔 상반기까지 13만620발로 사격발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군 8군단은 올해 5월 말 대공사격훈련을 안흥사격장에서 실시했다. 8군단은 군사합의로 인해 관할 지역 내 군 최대 규모의 대공사격장인 마차진사격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남서쪽으로 250여km를 이동해 안흥에서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이는 군사분계선(MDL)에서 약 11km 떨어진 마차진사격장이 군사합의에 따라 포사격 금지구역(5km 이내)은 아니지만, 동부전선 무인기 비행금지구역(15km 이내)에 포함돼 대공사격에 필요한 표적기를 날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차진사격장에서 대공사격훈련은 2018년 10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7년 한 해에만 36만7779발의 대공사격이 이뤄진 안흥사격장은 군사합의가 체결된 2018년(45만607발) 이후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각각 29만1509발, 27만6967발, 11만8900발의 대공사격이 이뤄졌다. 마차진사격장이 폐쇄됐음에도 훈련 규모가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다락대사격장도 2019년 13만3680발에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3만2580발, 1만1720발 사격에 그쳤다.

전방의 일선부대에선 매년 수차례 원거리를 이동해 훈련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찰 등 군사작전 용도가 아닌 표적기를 무인기로 판단해 마차진사격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도 군 당국이 군사합의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철저히 훈련을 위한 용도인 표적기 하나 때문에 동서를 가로질러 비효율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성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라지만 훈련은 군의 존재 이유”라면서 “어떠한 상황에도 철저한 훈련이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육군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지침 강화 및 산불 특별대책기간 등으로 사격가용 일수가 줄었으며 일부 사격장은 소음 등 민원증가에 따른 사격규모 축소로 전년 대비 사격발수는 약 29% 감소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연간 계획에 따라 사격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하여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지역사회와의 갈등으로 훈련에 다소 어려움이 있으나 적극적인 소통과 조치를 통해 사격훈련 여건을 보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군 안팎에선 2019년 11월 북한의 서해 창린도 해안포 도발, 지난해 5월 감시초소(GP) 총격사건 등 사실상 북한이 사문화한 군사합의가 우리 군 대북 대비태세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도 군사합의로 중단돼 해병대는 연간 약 20억 원을 들여가며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를 육지로 반출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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